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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 영국 (Bath, England)

by Rizzie 2020. 5. 10.

 

전부터 바스에 대해 쓰고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후에 휴대폰을 잃어버려서 갖고 있는 사진이 없다. 그래서 지도만 첨부해서 쓰기. 역에 내리면 사람들이 약속이나 한 듯 한 방향으로 가는데 그냥 따라가다 보면 로만 바스가 나온다. 바스는 기대가 컸던 건지 좀 실망했던 도시인데 로만 바스 입장료가 한몫한 것 같다. 너무 비싸. (그래도 입장료 대비 허무한 여행지는 일등은 아직까지 스톤헨지) 물이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설계한 것도 신기했지만 역시 하이라이트는 푸른빛의 중앙 목욕탕. 지금도 김이 폴폴 난다.

 

제일 기대했던 제인 오스틴 센터는 나에게 실망을 안겨주었다. 바스에서 관광객을 유치할만한 요소가 필요했던 거라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았다. 제인 오스틴이 바스에 살았던 건 사실이지만 이곳의 삶을 즐기지는 않았다. 언니와 나눈 편지에서도 회의적인 내용밖에 없고, 그래서인지 그녀의 삶에는 바스와 관련한 사건이 하나도 없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제인 오스틴의 대부분의 작품이 윈체스터에 살 때 나온 거라고.

 

풀테니 다리(Pulteney Bridge)는 굉장히 아름다웠다. 물론 그 풍경을 보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이 많아 사색을 즐길만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가능하다면 다리 위의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하면 좋을 텐데 경쟁률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레미제라블에서는 러셀 크로우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실제로는 정말 달랐다. 새삼 감독의 연출력에 감탄했다.

 

로열 크레센트에서는 사진도 많이 찍었다. 잔디밭에 앉아 마침 길 건너에서 들려오는 오케스트라 연주를 들으며 초콜렛을 먹었던 그때의 느낌은 지금도 눈을 감으면 젖은 풀냄새가 나고, 소리가 들리는 것처럼 생생하다. 역시 모든 여행에서 그렇듯 기억에 남을만한 순간이나 그 여행만의 행복은 준비하지 않은 부분,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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