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솔즈베리를 세 번이나 다녀왔다. 처음엔 혼자서, 다음번엔 친구, 친구의 호스트 맘, 그리고 호스트 맘의 남자 친구까지 다 같이. 근데 두 번 다 솔즈베리를 완전히 본 게 아니었다는 게 함정이다. 처음엔 대성당 내부에 안 들어가고 중정원과 카페만 구경했고 두 번째는 마감 전 가까스로 입장해서 대성당은 봤는데 솔즈베리의 다른 곳은 둘러보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제대로 본 건 스톤헨지에 가기 위해 떠났을 때다.
솔즈베리 기차역에서 나오면 스톤헨지까지 운영하는 셔틀버스가 있는데 여기서 기사님께 직접 티켓을 사면 된다. 스톤헨지는 English Heritage로 분류되어서인지 입장료가 꽤 비싸다.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며 20-30분 정도 초원을 달리니 도착했는데 여기서 바로 스톤헨지가 보이는 것은 아니다. 다시 내부 순환버스를 타고 5분 정도 더 들어가야 한다. 조그맣게 보이던 돌덩이들이 가까워지고 실제로는 생각보다 더 커서 압도되는 느낌이 있다. 심지어 성분 검사를 해보니 이 주변 돌도 아니라던데 대체 이걸 어떻게 옮긴 걸까? 웃긴 건 입구 반대쪽 도로를 타는 사람들에겐 스톤헨지가 그냥 보이겠다 싶은 거다. 순환버스 도로 중간에 심어진 나무들은 스톤헨지가 짜잔- 하고 나타나는 극적인 효과를 위해 일부러 조성한 건가?
돌아오는 길에는 Old Sarum이라는 곳에 정차하는데 Ruined Castle은 윈체스터에서도 봤기 때문에 패스. 야속하게도 시내에 도착하자마자 날씨가 맑아졌다. 성당 근처에서 밥도 먹고 주변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스톤헨지의 도시답게 스톤헨지 모양의 퍼지를 전시해놓은 퍼지 가게도 있었다. 이상하게 올 때마다 들르게 되는 사탕가게도 또 가보고. 세 번째 방문이었지만 영국 떠나기 한 주 전이었기 때문에 뭐든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기분이 묘했다. 언젠가, 다시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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