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있던 도싯(Dorset) 주에서 유명한 게 몇 가지 있었는데 스콘에 발라먹는 클로티트 크림(Clotted Cream), 그리고 쥬라기 해안(Jurassic Coast)이다. 한국 여행자들도 런던 근교 여행으로 많이 가는 세븐 시스터즈(Seven Sisters)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본머스에서는 세븐 시스터즈, 올드 해리 락스(Old Harry Rocks) 등등 가기 쉬운 쥬라기 해안이 많았는데 나는 그중에서도 더들 도어에만 두 번을 갔다.
아무래도 처음 갔을 때가 인상에 많이 남는데 처음으로 외국인 친구들과 본머스 밖으로 떠나 본 경험이었고, 또 그날 안개가 엄청 껴서 가는 내내 날을 잘못 잡았나보다, 과연 경치가 보일까 걱정을 엄청 했다. 물론 습한 날씨 때문에 땅도 질퍽이고 운동화도 더러워지고 고생은 좀 했지만 그 때문에 더욱 신비로운 모습의 더들 도어를 볼 수 있었다. 본머스에서는 비교적 가기 쉬운 곳이라 날씨가 좋아지면 언제 한 번 다시 가서 피크닉을 해야지 했었다.
다시 갔을 때는 여름이 다가오는 계절이라 날이 굉장히 좋았다. 해가 쨍하고 놀러 온 사람들도 많아 지난번과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해변에는 자리를 깔고 앉아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 찼고 카누 보트를 타는 무리들도 꽤 여럿 보였다. 지난 번에는 몰랐는데 가까이서 보니 바람이 없는 날인데도 파도가 있고 물이 깊었다. 우리나라 동해안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해가 뜨니 물이 반짝여서 경치가 정말 좋았다.
해변 뒤로 보이는 절벽에도 올라보았는데 생각보다 완만한 길은 아니어서 좀 힘들었다. 하지만 높은 곳에 올라보니 그것도 새로운 광경이었다. 대신 절벽 가까이로 가면 위험하니 주의 할 것. 워낙 햇볕이 좋았던 터라 언덕 위에 있으니 정수리가 타는 느낌이 들었지만 반짝이는 바다를 바라보며 같이 간 친구와 잠시 앉아 사진도 찍고 얘기도 나누었던 기억은 잊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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