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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 영국 (Oxford, England)

by Rizzie 2020. 4. 29.

 

 옥스퍼드는 15-16세기 건물이 잘 보존되어 있어 런던과는 다른 무언가를 느끼기에 제격인 곳이다. 큰 도시인데도 불구하고 기차역에 내리는 순간 어딘지 모를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옥스퍼드는 걸어서 보기에 충분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미리 워킹투어를 신청했다. 투어 외에는 일정을 따로 짜지 않고 그저 눈이 가는 대로 구경해 볼 생각이었다.

 

 내가 신청한 건 옥스포드 공식 워킹투어였는데 일반 투어 외에도 해리포터와 앨리스 등의 주제가 있는 여러 종류의 프로그램이 있다. 워킹투어는 트리니티 칼리지(Trinity College) 뒤편 주차장에서 시작되었다. 열명남짓 되는 인원이 쭈뼛거리며 모였는데 생각보다 국적이 다양했다. 수신기는 없었지만 가이드가 작은 마이크를 이용하기 때문에 말소리는 잘 들렸다. 두 시간 정도를 옥스퍼드 대학교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대학 이야기, 역사 이야기를 들었다.

 

 안타깝게도 해리포터 속 연회장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크라이스트처치 대학(Christchurch College)은 볼 수 없었다. 실제 학교 건물이고 아직도 학교에서 사용하고 관리하기 때문에 이렇게 닫는 날도 있다고 한다. 아래 사진은 지금도 사용하는 옥스포드 대학의 기숙사인데 파란 대문 옆에는 각 기숙사의 문양이 그려져 있다. 이 또한 해리포터의 모티브가 되었다고. 말하자면 저게 영화 속 그리핀도르, 슬리데린 등과 같은 거라고 보면 된다.

 

 또 재밌었던 것은 옥스퍼드 대학의 상징인 '열린' 책 그림이었는데 공교롭게도 캠브리지 대학에서 사용하는 '닫힌' 책 그림과 상반되어 비교된다고 한다. 옥스퍼드 학생이 우린 항상 책을  읽는다고 얘기하면 캠브리지 학생은 우린 이미 책을 다 봤기 때문에 덮었다고 말한다고.

 

 시험을 망친 학생들의 탄식이 담긴 탄식의 다리(Bridge of Sighs)나 영국에서 두번째로 크다는 보드레이안 도서관까지 무엇 하나 역사가 없는 것이 없었다. (궁금해서 첫번째는 어디인가 찾아봤는데 버밍햄에 있었다)

 

 여운을 안고 돌아가는 길, 시계 토끼 조형물이 있는 커버드 마켓(Covered Market)에 들렀다. Ben's Cookies라는 곳에 사람들이 줄을 서있길래 나도 하나 사 먹었는데, 이 가게마저도 1983년도에 옥스퍼드에서 시작한 것이라고. 옥스퍼드라는 도시는 대체 무슨 힘을 지녔길래 역사와 문화의 발상지를 넘어 쿠키 맛집까지 탄생시키는 걸까. 다음에 다시 가게 된다면 아쉽게 못 본 크라이스트처치도 보고 그 역사 속으로 직접 들어가 900년 된 펍에서 맥주와 버거도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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