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머스 생활 한 달째, 인간은 적응하는 동물이고 여기 생활도 이제 어느 정도 적응이 된 느낌이다.
매일 아침 시리얼과 토스트를 먹고 20분 남짓 걸어서 학교에 갔다가 수업이 끝나면 홈스테이 집에 돌아와 하루 일과를 간단하게 다이어리에 정리한 다음 6시가 되면 진, 로만, 때로는 다니엘도 같이 한 시간 남짓 대화하며 저녁식사를 한다. 그리고 다시 내 방으로 올라와 그 날 공부한 것들을 노트에 다시 정리하고 10시나 11시쯤 잠을 잔다.
오늘도 저녁식사를 하며 진과 이런저런 얘기를 했는데 하마터면 울 뻔했다.
-가족과 함께 사는 건 좋지만 그게 가끔은 아무런 시도도 하지 않게 만드는 이유가 돼요, 가족들은 내가 실패하는 걸 바라지 않으니까요.
-그건 실패가 아니야, 다니엘은 작년에 태국을 여행했는데 정말 별로였대. 나와 데인은 여행자이지만 다니엘은 여행자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거지. 네가 여기에 와 있는 것도 경험이지 실패가 아니고.
-사람들을 만나면 항상 그 사람들의 좋은 배경과 나를 비교하게 돼요.
-'The grass is greener on the other side of the fence.'라는 말이 있어. 정원에 green grass가 있어도 누구나 집 안에는 자기만의 고민이 있는 법이잖아. 남들은 그저 그 사람의 정원만 보고 부러워할 뿐이지.
어쩌면 한국에서도 느낄 수 있는 평범한 교훈이었지만 영국에 있으니 그게 감정이 더 극대화된달까. 여기에 있으니 한국에서의 내 인생을 제3자가 된 것처럼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반복인 것 같은 매일매일이 그야말로 new day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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