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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최초 아라비안 레스토랑

by Rizzie 2018. 11. 17.

 

 본머스는 도시의 규모에 비해 어학원이 참 많은 편이다. 바다가 인접한 작은 휴양도시에 불과한데 우리 어학원 근처에도 몇 개의 다른 어학원이 더 있다. 알기로는 해안 근처에도 여러 개의 어학원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인종도 다양하고 여러 나라의 레스토랑도 많이 있다.

 

 같은 반 동생이 금요일 아랍 친구들의 모스크 기도 끝나면 식당에 간다고 알려주었다. 사실 아라비안 학생들은 대부분 나이가 정말 어리고 조금 산만한 편이라 어울리기 어려운데 아라비안 레스토랑은 우리나라에서 보지도 듣지도 못한 것이라 한번쯤 경험하고 싶어 따라 나섰다.

 

 모스크 기도가 끝나는 2시 즈음에 맟추어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메뉴는 양고기, 닭고기 중에 고를 수 있었는데 무난하게 치킨을 골랐다. 코를 찌르는 듯한 향신료 냄새에 처음엔 인디안 레스토랑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음식이 나오기 전에 탁자에 비닐을 깔아주고 일회용 접시에 음식이 담겨져 나왔다.

 

 노란색 밥 위에 선택한 메뉴에 따라 치킨이나 양고기를 올려주는 간단한 음식이었는데, 내 생각에 맛은 우리나라 카레와 비슷한데 향신료 때문에 온통 다 같은 맛으로 느껴지는 기분이었다. 맛은 나쁘지 않았는데 음식 양이 너무 많아 다 먹을 수는 없었다. 아랍 문화권에서는 음식을 손으로 먹는다길래 그것도 도전해보았으나 엄청 뜨거워서 생각보다 어려웠고 손으로 100을 집으면 입으로 10만 들어가는 신비한 체험을 했다.

 

 맛있게 먹고 배 두드리며 헤어졌는데 그날 저녁을 먹기 전까지 입과 손에서 계속 향신료 냄새가 올라와 조금 고생했다. 한 번은 해볼만 하나 두 번까지는 안해도 괜찮은 경험이라고 했는데,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이제 딱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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