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머스에 사는 사람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본머스 타운. 프라이막, 자라, 그리고 H&M을 지나 길을 건너지 말고 우회전하면 있는 큰 신식 건물이 도서관이다. 시설은 그냥 이용하면 되고 도서나 DVD를 대여하고 싶으면 회원증을 만들면 된다. 전해 듣기로는 어학원 학생증으로도 회원증을 만드는 게 가능하다고 한다. 나는 독서광도 아니고 영어로 된 책을 얼마나 읽을까 싶어 회원증을 만들지 않았다. 대신 공부 할 일이 있으면 도서관에 자주 갔다.
열람실 같이 꽉 막힌 분위기가 싫어 한국에서는 주로 카페에서 공부를 하는데 여기 본머스 도서관은 창가를 따라 원형 책상이 배치되어 있고 창도 커서 답답하지 않았다. 단점이라면 공부하러 갔다가 창 밖을 보며 멍만 때리다가 오는 경우도 있다는 것.
한 번은 나 같은 유학생이 뭔가 질문하길래 영어공부에 대해서 얘기하다가 오늘 저녁엔 뭐하냐, 주말엔 뭐하냐, 클럽은 좋아하냐 물어서 얼른 정리하고 갔던 기억도 있고 분명 음식물 금지 스티커가 붙어있는데 보란듯이 KFC 박스를 열어 치킨을 먹는 사람도 봤다. 하지만 평소엔 주로 아이들과 함께 온 부모님, 나이가 지긋하신 노인들이 있어서 밖에서 만나면 좀 시끄럽고 무서운 틴에이저를 벗어나 차분하게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이다.
유학생들도 많이 이용하고 그 중에 한국인도 꽤 있는 모양인지 화장실에 붙어 있는 소지품을 유의하라는 안내문이 한글로도 적혀있어 기억에 남는다. 오전 수업 끝나고 팔랑 팔랑 도서관에 갔다가 해질녘 즈음 해변에서 노을을 보던 여유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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